* ‘연합뉴스’ 기사인데 고리는 끊어진 상태로 찾지 못했습니다.

연합뉴스 2004.1.2(금) 16:25

“국어 교과서, 영어 전치사 번역투 빈번”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 국어 교과서에는 한문과 일본어 번역투에 비해 영어 번역투가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그 중에서도 전치사구의 전이가 가장 빈번하게 나타났다” 김정우 경남대 교수는 최근 배달말학회의 학회지 「배달말」에 기고한 ‘국어 교 과서의 외국어 번역투에 대한 종합적 고찰’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초.중.고등학교 국어 교과서 51종에 나타난 번역투 문장의 유형을 분석했다.

그는 “번역투란 직역의 번역 방법으로 산출된 번역문에 존재하는 원문 외국어 구조의 전이 흔적”으로 정의하며 “스스로 의식하지 못했을지라도 모국어의 자연스러 운 문장 규칙을 깨뜨리는” 수동적인 번역투 문장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교수는 특히 “영어의 전치사구가 국어 문장에 전이된 용례는 상당히 다양하게 조사됐다”고 말했다.

일 례로 ▲그 사람으로부터 잘잘못을 들은 다음..(중학 생활국어 2-2 103쪽) ▲ 누나와 나는 할머니로부터 무섭게 지청구를 먹어가며..(중학 국어 2-1 146쪽) ▲웃 음의 유일한 기능은 ‘긴장으로부터의 해방’이다(초등 읽기 6-1 97쪽) 등의 문장에서 는 “시원(始原)’을 나타내는 영어의 전치사 ‘from’의 흔적”이 보인다는 것.

그는 이 문장들은 각각 ▲그 사람에게(서) 잘잘못을 들은 다음.. ▲누나와 나는 할머니에게(서) 무섭게 지청구를 먹어가며.. ▲웃음의 기능은 ‘긴장에서 벗어나는 해방’이다 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로운 변형의 멋도 선보이고(중학 국어 1-2 170쪽) ▲작가가 이 소설을 통해 말하고자 한 것..(중학 국어 1-2 232쪽) 등의 문장은 영어 전치사 ‘through’를 번역한 것이고, ▲문자 언어는 필요에 의해서 오랜 기간을..(중 학 국어 1-1 213쪽) ▲제일 긴 그 다리가 폭격에 의해 아깝게 끊어진 뒤로는..(중학 국어 2-1 143쪽) 등의 문장은 전치사 ‘by’를 번역한 흔적이 짙다고 분석했다.

이들 문장은 각각 ▲이번 기회에..새로운 변형의 멋도 선보이고 ▲작가가 이 소 설 속에서 말하고자 한 것.. ▲문자 언어는 필요에 따라 오랜 기간을.. ▲제일 긴 그 다리가 폭격으로 아깝게 끊어진 뒤로는.. 으로 고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김교수 는 밝혔다.

김교수는 이외에도 영어의 소유 구문을 나타내는 동사 ‘have’가 그대로 번역된 듯한 ‘사랑하는 처자를 가진 가장은 부지런할 수밖에 없다(고등 국어 상 84쪽)’, 수 동태 구문 형식이 그대로 드러난 ‘아이들에 의해 자연발생적으로 창작된 놀이(중학 생활국어 2-2 91쪽)’ 등 문장도 영어 번역투 문장으로 지적했다.

그는 이를 ‘사랑하는 처자가 있는 가장은 부지런할 수밖에 없다”아이들이 자연 발생적으로 창작한 놀이’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그 는 또한 “영어 번역투 자료가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한문과 일본어 번역투 문 장도 존재했다면서, 한문의 기능어 ‘인(因)’과 ‘사(使)’의 흔적을 읽어낼 수 있는 문장으로 ‘소리로 인해 고통받는 내 심정(중학 국어 2-1 27쪽)’, ‘그들로 하여금 친 근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은..(중학 국어 1-1 134쪽)’ 등을 들었다.

그는 이들 “번역투의 유형은 두 가지뿐이었지만 빈도는 상당히 높게 나왔다”면 서, 이를 각각 ‘소리로 고통받는 내 심정’, ‘그들이 친근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 은..’으로 수정했다.

일본어 번역투로는 ‘닫혀진 약국(중학 국어 1-2 36쪽), ‘잘리어진 나이테(고등 국어 상 29쪽)’, ‘이 글이 잘 짜여졌는지(고등국어 상 181쪽)’ 등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는 “피동사를 만드는 접미사 ‘-이, 히, 리. 기’와 통사적 피동구조 ‘-어지-‘가 중복된 이중피동 형태”라고 분석하며, 이들은 ‘닫힌 약국’, ‘잘린 나이 테’, ‘이 글이 잘 짜였는지’로 쓰이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국어 교과서가 우리의 언어생활에 끼치는 영향은 그야말로 절대적”이라면 서 “국어 교과서의 문장은 여러 가지 기준에서 ‘모범적’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 장했다.

kyunghee@yna.co.kr

Posted by 깨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