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퍼 온 곳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408311759261&code=960803&s_code=af007

‘김실장은 바로 전날에는 각 지방의 지역신문 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그로부터 일주일 후에는 방송사 기자들과 차례로 같은 성격의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청와대의 모 비서관이 활발히 활동하는 모습을 설명하는 기사문의 일부이다. 기자도 글 써서 먹고 사는 직업인데 이 문장은 좀 심했다. 한 문장 안에서 가능하면 동어 반복을 하지 않는 것이 글쓰기의 원칙인 것은 접어두겠다. 습관적으로 많이 쓰는 ‘가지다’라는 번역투 표현을 지적하고 싶기 때문이다. ‘간담회를 가졌다’는 영어의 번역투 문장이다.

물질문명이 발달해서인지 영어에서는 유난히 소유하는 것에 대한 표현이 많다.

간담회는 물질이 아니기에 ‘갖는’ 것이 아니라 ‘하는’ 것이다. 바르게 고쳐보면 이쯤 될 것이다. ‘김실장은 바로 전날에는 각 지방의 지역신문 기자들과, 일주일 후에는 방송사 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했다.’

이같은 번역투 문장은 외국어를 직역하는 과정에서 그들만의 독특한 문법체계를 반영하다보니 우리말을 왜곡한 결과로 굳어진 것이다.

언어의 속성상 반복적으로 이를 접하면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구축하듯 습관처럼 고착될 위험성이 있으며 벌써 그렇게 된 것도 많다. 이러한 사례들은 우리에겐 없는 영어의 전치사와 관련해서 많이 보인다.

조금이라도 원뜻에 가깝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다보니 우스꽝스러운 것들이 나온다. ‘노동자를 비롯한 민중은 정치로부터 철저히 배제되었다.’

‘정치로부터’의 ‘…로부터’는 전치사 ‘from’을 표현하다 굳은 것인데 이제는 누구나 자연스럽게 쓰고 있다. 올바르게 고치려면 ‘… 정치에서 배제되었다’로 표현하면 된다. 이밖에도 ‘…을(를) 통해서(through)’ ‘…에 의해서(by)’ 등 직역투의 문장이 우리말에 들어와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

‘한국은 우리에게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다.’

이 문장은 논리적으로 우리의 어법과 맞지 않는다. 영어에서는 사물을 비교하는 표현이 많다. 비교해서 제일 좋은 것이 최상급인데 최상이라면 하나라야 이치에 맞건만 그런 최상이 여럿이니 문제다. ‘가장 중요한 시장이다’라거나 ‘중요한 시장들 가운데 하나’라고 하면 문제가 없다.

번역투 문장 가운데 가장 큰 피해를 주는 건 뭐니 뭐니 해도 수동태이다. ‘그 해결은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어집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생각이란 것이 나의 적극적인 의사 활동이 아니라 그냥 가만히 있으면 누군가가 해주는 것이란 말인가? ‘생각합니다’라고 하면 될 것을 단정적이고 적극적인 표현을 꺼리는 소극적인 태도가 이런 애매모호한 표현을 낳은 것 같다.

우리말에는 일어의 번역투 문장도 많다. 말꼬리를 흐리면서 분명하게 매듭짓지 못하는 문장이 그런 경우인데, 젊은이들 사이에선 일본어 만화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익힌 번역투가 무서운 속도로 전달되고 있다.

‘이게 말로만 듣던 그 필살기(必殺技)?’

명사를 이용하여 문장을 끝내는 독특한 어투인데 문장구조 자체가 왜곡되는 폐단이 있다. ‘필살기인가요’나 ‘필살기로군요’로 바꾸는 것이 좋다.

국제화시대에 우리말이 외래어와 부딪히고 넘나듦이 있는 것은 어찌 보면 필연적 현상이다.
그것은 우리말에만 있는 현상도 아니다. 세계화를 추구하는 나라의 언어라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그러나 국제화나 세계화의 목적은 결국 우리의 삶을 좀더 나은 것으로 만들고 그 안에서 행복을 구가하기 위함이다.

우리말을 훼손하고, 망가뜨려 정체성을 상실한 다음에 얻는 국제화나 세계화의 결실이 과연 달콤할까? 번역투 문장의 폐해는 일부에 지나지 않는 작은 예일 수도 있다.

외국어 표현들을 철저히, 그리고 충분히 우리말로 순화해서 쓰는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요즘이다.

〈고정욱 소설가〉

* 이 글은 퍼 온 글로써, 이 글 안에서도 고쳐야 할 표현이나 낱말들이 많이 있으니, 큰 틀에서 받아들여 주시기 바랍니다.(퍼온이 씀)

Posted by 깨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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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이른

우리말 2011. 3. 14. 22:44
김재훈
제철보다 일찍 여문 콩을 뭐라고 할까요?
*콩이라고 합니다. *에 뭐가 들어갈까요?

이 말만 알면 조생종이란 한자말을 우리말로 바꿉니다.

...*호박, *팥...
이렇게 다 씁니다.
* http://www.facebook.com/home.php?sk=group_183263368351562&view=permalink&id=206573029353929
Posted by 깨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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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조심스럽게 글 한번 써 봅니다.(그 동안에는 별로 조심 안하고 썼나?)
우리 철학 낱말들은 주로 들온말이 많습니다. 여러가지 까닭이 있겠지만, 딱히 그에 맞는 우리말이 없다는 것도 한 가지 핑계거리가 되겠고요…
그래서 ‘우리말로 철학하기’가 어떤 뜻을 가질까 한번 여쭈어 보고 싶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여기서 ‘우리말’은 한자말, 일본말, 외국말투 같은 건 뺀 우리말입니다.
잇점도 있겠지만, 불편한 점도 있을 것입니다.부디 말다툼은 하지 마시고 그냥 저 생각들을 들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김재훈 그래야 마땅하지요. 그동안 한자말에 밀려 사라진 우리말을 되살려야지요. 문사철이라는 말이 있듯이 철학을 빼놓고 무슨 얼을 말할 수 있나요? 그러면 철학부터 우리말로 바꿔보지요.

  • 김재훈 학은 우리말로 갈입니다. 철만 우리말로 바꿔서 *갈일텐데..

  • 김영기 ‎’철학’-‘생각갈’?^^

  • 김재훈 얼갈은 어떻습니까? 물론 철은 밝을 철이니 철학이라면 밝을갈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철학이란 것이 결국 얼이 있어야 하는 것이니 얼갈이라고 해도 좋을 듯합니다.^^
  • 김재훈 사전에서는 철학을 이렇게 풀이하였네요.
    철학: 「이름씨(명사)」
    「1」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 원리와 삶의 본질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 흔히 인식, 존재, 가치의 세 기준에 따라 하위 분야를 나눌 수 있다.「2」자신의 경험에서 얻은 인생관, 세계관, 신조 따위를 이르는 말.
    ¶ 그는 언제나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살아간다./생활의 예지, 이것이 곧 생활인…의 귀중한 철학이다.≪김진섭, 인생 예찬≫/사람은 누구나 자기 인생의 체험과 사색을 통하여 저마다 저다운 행복의 철학을 갖는다.≪안병욱, 사색인의 향연≫더 보기
  • 김영기
    하하… 얘기가 ‘철학’ 뜻풀이에 머물러 있습니다만…
    어떤 글에는 ‘철학(哲學)의 철(哲)은 밝다는 의미가 아니고 슬기로운 재치나 지혜를 의미하는 중국어 또는 일본식 한자 표현’이라고 해 놓았습니다.그리고 저는 동양에서 ‘철학’(?)은 서양 철학과는 달랐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섣불리 동양 철학을 풀기는 그렇지만, 동양 철학은 서양보다는 훨씬 폭넓고 그래서 테두리가 흐릿한 부분이 있었다고 봅니다.(그래서 딱히 그에 걸맞는 낱말…도 없지 않았을까 생각을…)
    그래서 서양에서 말하는 ‘철학’이 동양에서는 그냥 ‘생각’ 정도라고 봤는데, 학문 영역으로 말하자니 ‘생각갈’이 어떨까 한 것입니다.
    뜻풀이에 따르자면 ‘얼갈’도 좋아보입니다.^^

  • 김재훈 금방금방 어디서 글이 나옵니까? 혹시 도깨비방방이라도 숨겨놓았는지요?

  • 김재훈 ‎[고침] 방방이 -» 방망이

  • 김영기 네, 도깨비가 방방 뛰는 도깨비 방방이 입니다.ㅋㅋ
    도서관 갈 처지는 안 되니 주로 누리터를 뒤집니다.^^(누리터가 도깨비 방방이입니다.^^;)

  • 김재훈 아무튼 대단합니다. 머리에 발동기를 달았나 봅니다. 쌩쌩 소리가 납니다.

  • 김영기 자, 그럼 다른 분들께서 편하게 의견 내놓으시도록 저는 한동안 빠지겠습니다.
    그냥 편하게 생각들 꺼내주시면 고맙겠습니다.(절대 시험 아닙니다.^^)

  • 이동고 ‎’깨침갈’은 어떤지요? 혹 도에 대해 아십니까? 뭐 이런 느낌이 나서 좀 거시기하네요 ~ ‘알갈’은 요? 알은 알다의 뜻도 있고 알멩이, 고갱이 같은 뜻도 있으니까요?

  • 고영회 저는 우리말이 바탕은 소리글자이니, 우리가 뜻을 매겨쓰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철학이란 말을 꼭 그 뜻을 정확하게 담기 어렵다고 봅니다. 젤 무게있는 뜻을 담을 수 있으면 더욱 좋구요.(철학이란 말도 모두 담지 못하죠.)
    그래서 읽는 소리, 뜻을 생각하면서 만들고, 이러 이러한 학문을 말한다고 뜻매김하면 되죠.
    우리말로 학문하기의 구연상 선생은 철학을 ‘슬기 맑힘’이라고 불렀더군요.
    저는 ‘슬갈’이라 하면 어떨까 내밉니다~ ㅎ

  • 최중현 역시 여러 사람이 뜻을 모으니 점점더 좋은 결과가 모아지는 것 같습니다. 저는 마지막의 ‘슬갈’에 한표!

  • 김영기 하하… 좋은 낱말은 많이 나왔는데…역시나 ‘우리말로 철학을 하는 것이 어떤 뜻이 있을지’는…^^(좀 더 기다려 볼까요…^^)

  • 고영회
    우리말로 사상공부하는 것은 중요하죠. 우리나라도 쓸만한(!) 사상가 많이 냈죠. 율곡, 퇴계… 이런 분. 그런데 이분들 사상을 알기 어렵죠. 반만년 역사라고 떠들면 뭐하나요? 우리말로 우리 철학(아직까진 철학으로..ㅎ)을 풀지 않았는데. 맨날 그 뿌리를 두고 티각태각만 했죠.
    지금도 엇비슷하죠? 우리말로 철학하면 그 철학이 뿌리가 되죠. 원조죠… 제발 아무리 개똥철학이라도(절대 그럴리 없지만) 우리 철학 좀 떠들고 그 다…음에 남 철학도 배우면 좋겠습니다.
    남 철학을 가져다가 우리 철학을 견주고, 내려보고, 내팽개치고(이래서 깊이가 없어! 뭐~ 이런)
    우리말로 철학하는 것은 중심이 우리에게 옮아오는 것입니다!!!

  • 이동고 연 구자들이 이제 막 생겨나는 분위기 아닌가 싶네요. 학교에서 다산 정약용, 단재 신채호, 동무 이제마 등등 이런 근대 우리나라 사상가들을 배웠어야 했는데…. 지금 지나보니 우리 얼을 빼았는 공부를 한 것 같아요~ 이런 분들 사상도 많이 연구되어 쉽게 써 논 책들이 쏟아져야 하는데 말입니다.

  • 고영회 우학모(우리말로 학문하기 모임)에서 활발하게 시도하던데, 요즘은 좀 뜸한 느낌이네요. 참 멋있는 분들이죠.
    그 분들 자료, 책을 보면 많이 느끼죠. 물론 그 분들도 완벽하지 않지만… 이 시대의 또 다른 독립운동가라 생각합니다.

  • 이동고 고영회 선생님. 좋은 책있으면 이참에 소개 좀 해주세요~

  • 김영기 http://hanmal.tumblr.com/books
    아래 쪽에 세권 정도 모아뒀습니다.^^

  • 이동고 <우리말로 학문하기의 고마움> <우리말로 학문하기의 용틀임> <이 땅에서 우리말로 철학하기> 예~ 확인했습니다.

  • 김영기 그 밖에 “우리말 철학 사전”도 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는 저도 안 봐서…^^

  • 김영기 영회 님 말씀이 제 생각입니다.^^
    사실 이 논리[?]는 다른 데에도 그대로 갖다붙일 수 있습니다. 과학이나 정치, 그 밖에도…
    이황, 이이가 아무리 훌륭한 사상가이면 뭘 하겠습니까? 그 사람이 내놓은 주장이 뭔지도 이해를 못 한다면…^^
    공염불이 ‘철학’만은 아닌듯 싶습니다.^^

  • 이대로 우 리말로학문하기모임은 2001년에 이기상 외대 철학과 앞장서서 만든 모임입니다. 이 교수는 지식산업사에서 그 관련 책을 냈고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인 김경희 사장이 많이 도와주고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에서 응원했습니다. 그 다음 해엔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에서 우리말 지킴이로 뽑기도 했습니다. 재작년에는 그 공적으로 정헌기 회장이 저와 함께 외솔상을 받았습니다. 우리 학술용어가 거의 모두 외국 용어입니다. 철학은 일본과 독일말이니 제대로 공부가 안 되었습니다. 그래서 철학에서 시작해 모든 학문을 우리말로 하자고 나섰습니다. 우리 모임과 똣이 통하는 모임이니 잘 봐 주시기 바랍니다.

* http://www.facebook.com/home.php?sk=group_183263368351562&view=permalink&id=206663449344887

Posted by 깨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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